저는 책을 내기 전과 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물론 책을 냈기 때문에 달라진 것인지 인생이란 게 늘 조금씩 변화하기 때문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달라진 부분이 존재합니다.

새로운 일을 하게 됩니다

책이라는 건 여러 가치를 지니지만, 요즘 관점에서의 책은 ‘퍼스널 브랜딩’과 연관되는 것 같아요. 어떤 책들은 역사의 긴 흐름 속에서 인류의 지식으로 남고 지금도 책은 여전히 ‘지식의 전수’라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요즘의 출판은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N잡이 유행하면서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퍼스널 브랜딩에 가장 용이한 것이 바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낸다고 해서 바로 그 분야의 전문가로 등극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권, 세 권 비슷한 분야의 책을 계속해서 내면 어느새 전문가로 불리게 되죠.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저자 중 복주환이라는 분이 있는데요. 이 분은 생각을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생각 정리 스피치'로 퍼스널 브랜딩을 하셨더라고요. 『생각정리스킬』(2017), 『생각정리스피치』(2018), 『생각정리기획력』(2019) 같은 책을 쓰셨는데, 세 권의 책 모두 100쇄를 넘겼다고 하니 대단하죠. 현재는 생각정리클래스 대표로 기업 강의를 주로 하신다고 합니다. 이처럼 책은 퍼스널 브랜딩을 돕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아닌가 싶어요.

또, 정부·지자체에서 모집하는 활동이나 기관·기업에서 요청하는 강연에서도 ‘○○책의 저자’라는 타이틀은 생각보다 많은 위력을 발휘합니다. 공공 영역에서는 ‘실력’처럼 추상적인 평가요소보다는 ‘실적’ 같이 누군가를 설득하기 쉬운 요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책의 저자’라는 수식어가 이 사람을 강사로 초빙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지요.

저 또한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고 싶은 너에게>라는 책을 출간한 이후에 ‘책의 저자’로 스스로를 소개하며 사회를 보거나 강연을 했습니다. 출판사 외에 언론사와 잡지사, 콘텐츠 회사 등에서 협업 제안도 받았고요. 책을 내기 전에는 생각지 못한 일들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것들이 연결되는 경험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됩니다

출판의 가장 좋은 점은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건데요. 우선 저만 해도 책 출간을 앞두고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에 입주해 다른 창작자들과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죠. 감성작가와 라이팅듀오도 시작하고요. 출판사, 언론사, 콘텐츠 플랫폼 담당자들과도 안면을 트게 됩니다. 노는 물, 아니 ‘일하는 물’이 달라지는 것이죠.

독자와의 연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책을 매개로 소통을 한다는 것이 퍽 멋진 일로 느껴졌어요. 제 첫 북토크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는데, 청각장애인 분들의 독서모임에 초청을 받았거든요. 거주지역이 달라 서울시에서 통역 장비를 대여할 수 없어 채팅 기능을 이용해 무사히 북토크를 마쳤어요.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이해의 폭을 높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책을 구매하는 독자 분들에게 사인을 해드리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저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합니다. 책을 잘 읽었다며 선물로 식혜를 보내주신 독자님, 손편지와 직접 그린 그림을 보내주신 독자님도 기억에 남고요.

두 번째 책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첫 책을 낸 사람만이 두 번째 책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약간 말장난 같긴 한데요. 어찌됐건 책을 출간한다는 건 '작가'라는 직업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거잖아요. 책 출판은 스스로가 계속해서 글을 써나가겠다는 출사표이기도 합니다. 물론 평생 책 한 권만 내고 더 이상 출간을 하지 않는 작가들이 절반 이상이긴 합니다만 첫 책을 출판하면 다음 책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출판 관련 멘토링을 받았을 때 첫 책과 두 번째 책 사이의 텀이 너무 길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1년에 한 권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2년에 한 권 정도는 꾸준하게 책을 쓰는 것이 좋다고요. 이 말이 제 뇌리에 박혔는지 스스로를 압박하며 두 번째 책 원고를 부지런히 썼습니다. 아직 출간 예정은 아니지만 작업 속도를 낼 수 있어 좋았어요. 이런 점들이 바로 책을 내기 전과 후 달라진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을 낸다는 것이 아주 쉬운 일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또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 쓰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단행본의 형태로 한 번 엮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책을 매개로 새로운 기회와 연결되는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