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도전적 시도를 후원하는 텀블벅’을 문장으로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라이팅듀오 시작 초반에 올린 글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 성공하는 법>을 보면 텀블벅 시스템은 물론 감성작가가 경험한 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텀블벅’ 후기 및 마케팅 노하우를 살펴볼 수 있어요.

제 책으로 직접 텀블벅을 경험한 년도는 2019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이니까 그 동안 텀블벅도 정말 많은 변화가 보이더라고요. 카테고리도 훨씬 자세하게 나누어져 운영되고, 텀블벅에 도전하는 창작자들의 콘텐츠 및 상품들이 질적인 면에서도 우월해지고 있음을 느껴요. 한편으로는 너무 전문적인 창작자들의 도전이 많아지다 보니 처음 무언가를 시도하는 초보 창작자의 경우 심리적 진입장벽을 느낄 것도 같아요.

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물은 있을 수 없고 능숙하게 텀블벅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펀딩을 시작 하고나면 항상 후회가 남지만 두 번 세 번 하다보면 결과물도 좋아지고 펀딩 감각도 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거니까요. 특히, 텀블벅 구매자들의 경우 다른 플랫폼의 일반 사용자들과 달리 다양한 창작자들이 구매자이자 창작자인 경우가 많은데요. 펀딩을 직접 진행해보거나 후원해보면서 내 콘텐츠를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기도 한답니다. 감성작가의 경우도 텀블벅에 도전한 창작자이자 구매자이기도 하니 제가 주로 구매했던 펀딩 상품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내돈내산’ 텀블벅 펀딩 상품

제가 주로 구매한 기간을 살펴보면 나는 텀블벅 속에 ‘창작자이자 구매자 카테고리’에 속하는 사람이 맞습니다. 평소에 자주 텀블벅을 들여다볼 여유는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텀블벅을 진행하고 있을 때 가장 많이 접속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텀블벅 상품들이 눈에 띄게 되죠. 제 책을 펀딩하고 있지만 꼭 책과 관련된 것을 펀딩하진 않았습니다. 제 MBTI가 ‘전 우주가 노리는 호구’인 이유도 한 몫 합니다. 저는 충동적으로 물건을 구매를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자기 입으로 아니라고 하는 사람은 일단 의심스럽습니다), 관심 가는 창작자가 노력과 마음을 다해 하는 행위에는 소비 동기가 생겨납니다. 텀블벅 펀딩상품을 보다보면 결과물은 약간 부족할 것이라 예상은 되지만 마음이 가는 프로젝트를 발견하면 후원하기를 누릅니다. 결과물이 도착했을 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별로이더라도 후원기간 동안 창작자와 후원자의 관계로 응원을 했던 탓에 구매 후 실망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 제가 후원했던 구매내역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제가 스스로 발굴하고 펀딩한 상품은 대부분이 책이거나 글로 된 파일이네요.

1. 팀코칭, 팀교육, 팀창업을 위한 <핀란드팀 아카데미> 번역서

이 책은 제가 [미래학교]에 관심을 두고 서치 하던 중 알게 된 책이었습니다. 팀으로 지역사회와 협업하며 배움을 이끄는 [미래학교]는 여러 단체와 멘토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이 연결되어 활동하는 네트워킹 조직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 소개되고 있으며 그 중 한 프로젝트가 핀란드팀 아카데미였죠.이 프로젝트의 경우 후원이 종료된 후 한참 지나서 받은 책이었어요. 세계 다양한 곳에서 펼쳐지는 팀교육 시스템을 소개하는 책으로 내용이 매끄럽게 적혀있지는 않았지만 사례를 들여다보기엔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텀블벅에서 만나는 책은 완벽하게 편집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것도 많아요. 책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들뿐 아니라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그 후기를 적은 책도 많기에 완성도 높은 책과 비교하기 어려운 지점도 있어요. 이 책은 후자에 가까운데 저는 완성도보다는 과정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이러한 형식의 책도 텀블벅에서 구매하기 매력적인 책이라 생각합니다. 가끔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는 책도 있고, 내가 꼭 보고 싶었던 사례가 불충분하게 실렸을 경우도 있는데요. 이때 창작자에게 후원자로서의 궁금증을 요청하면 아주 친절하게 답변을 받아 볼 수도 있어요. 이것이 후원자와 창작자가 소통할 수 있는 텀블벅 펀딩만의 문화 아닐까도 싶고요.

2. 오스카 와일드 <행복한 왕자>1888년 초판 복원

인쇄기술에 관심이 많은 에디시옹 장물랭이라는 분을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통해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분의 도전에 후원을 해서 받은 책입니다. 특히, <행복한 왕자> 1888년 초판을 복원한 책을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마음도 컸죠. 또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를 아이들과 읽을 수도 있으니 망설임 없이 후원했던 것 같아요. 후원 후 받아본 책의 매무새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만든이의 글이 무척 유머러스해요. 에디시옹 장물랭 열정부자 창작자님!

3. 달콤한 수익을 안겨줄 101가지 비결 [투잡 레시피]

이 후원의 경우 PDF 파일로 전달되는 방식이어서 잠시 망설였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방대한 투잡에 대한 정보를 PDF 파일로 받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생각했어요. 2586%의 펀딩 성공률을 기록한 콘텐츠에 대한 호기심도 있어서 후원했던 기억이 납니다. 받아보니 내용도 알찼어요. 또 왜 PDF 파일로 펀딩을 했는지도 알 것 같았고요. 최신 정보의 경우 편집을 하면서 시간이 가면 정보 자체의 힘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죠. 그에 더해 이러한 방대한 양의 자료형 콘텐츠는 편집하는데 불필요한 시간을 다 보낼 수 없으니 텀블벅에 파일 형태로 펀딩하는 것도 후원자에겐 비용 면에서 장점을 창작자에게는 불필요한 진행과정을 없애주는 방식으로 적합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4. 나이 육십에 학교를 간다, 시인 할머니들의 도전! <내 인생이 당당하다>

<내 인생이 당당하다>는 책은 제목만 보고 후원했습니다. 전 우주가 노리는 호구가 되더라도 이런 후원은 그냥 눌러서 하는 편입니다. 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텀블벅만이 가진 매력이 바로 이러한 펀딩을 발굴하고 후원할 수 있는 시스템 아닐까요. 세상에서 가장 작고 힘이 약한 도전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곳이 텀블벅의 순기능이기도 하죠.

‘지인찬스’ 창작자들의 마음이 곧 내 마음

텀블벅의 주 구매 활동은 역시 ‘지인찬스’가 동력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아요. 수많은 프로젝트를 매일 살펴보는 일은 드물어요. 창작자들을 위한 펀딩 문화가 자리 잡아가는 것도 문화예술 창작자 파이를 키우는 일 같아서 지인들이 텀블벅 문을 열 경우 삶의 다른 비용을 줄이더라도 꼭 텀블벅 펀딩을 해주는 편입니다. 그냥 밥 한 끼 사는 것도 좋지만 지인 창작자들이 힘을 다해 만들어 놓은 결과물을 내가 직접 구매하고 가질 수 있으니 소비를 망설일 이유가 없는 거죠. 그럼 지인찬스 기능으로 후원한 내역을 몇 개 공유해볼게요.

5. 시대와 전통을 잇다, 해치패턴을 담은 원마일 생활한복, 스윗듀

SweetDew(감로) 상품들은 한국의 전통 문양을 바탕으로 의류 및 다양한 생활 소품을 만들고 있는데, 지인이 어떻게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며 유통시키는지 자세히 들어왔기에 펀딩을 열 때마다 구매해주는 편입니다. 문제는 제가 펀딩한 것들 보다 더 많이 물건을 보내주는 것인데요. 서로 응원하는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오고가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다해 해주는 응원은 백 마디 말이 필요 없는 거죠.

6. 젠더리스 향수 3종, 조향사의 낭만적인 실험, 퍼퓸라이퍼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 중 조향을 하는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이 친구의 제품은 제가 굳이 후원하지 않아도 펀딩이 100% 성공할 예정일만큼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가 펀딩을 할 때 즈음에 저는 향수를 거의 다 썼더라고요. 후원을 하고 나면 “고맙다, 만나면 몇 개 더 가져다줄게”하고 말하는 친구와의 우정은 몇 십 년째 계속 되고 있지요.

7.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나로 살기 위해 <희망을 버려 그리고 힘내>

옆자리 창작자의 책이 최근 펀딩을 마쳤어요. 딸세포 출판사의 책인데 이전 책은 이 분을 알기 전이라 미쳐 펀딩을 하지 못했었죠. 그런데 이번 기회에 과거의 책과 함께 펀딩을 진행하고 있었고 반가운 마음에 신간과 구간을 동시 후원했습니다. 바로 옆자리에서 만들어진 따끈한 책을 후원하고 받아보는 재미가 정말 컸답니다. 내용도 얼마나 흥미진진하던지. 옆자리 창작자의 책이다보니 책 속에 나오는 인물 및 상황에 대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기도 하죠.

옆자리 창작자는 출판'꾼'아닐까요? 편집 호흡이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 책을 손에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혀요. 부럽다...............

8. 우리 몸에게도 기분이 있어요. 그림책 <몸의 기분>

라이팅듀오를 하면서 알게 된 구독자분의 귀여운 그림책입니다. 텀블벅에 도전하는 창작자들은 꼭 후원을 원하면서 지인에게 정보를 알리는 경우는 드물어요. 텀블벅을 하면서 자신이 창작한 결과물을 웹상에서 깔끔하게 소개해 보고 싶은 마음도 크거든요. 되레 지인이 후원해주면 고마운 마음과 함께 미안한 마음도 들고요. 물론 지인이라고 꼭 후원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창작 결과물이 쏙 마음에 들 경우 얼른 후원하게 되는데 <몸의 기분>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물론 팔이 안으로 굽어 지인이 만든 콘텐츠가 훨씬 후한 점수를 획득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겠지만요. 저는 요가를 엄청 좋아하는데 명상, 힐링 이런 단어들로만 표현되는 요가가 요렇게 귀여운 콘텐츠들로도 발행되는 구나하며 망설임 없이 후원을 눌렀었죠. 책이 도착하자 냉큼 내 딸이 가져간 후 저는 잘 볼 수 없는 책이 되었고요.

엄청 귀여워요. 하나 둘 시작하는 운동처럼 세상에 하나 둘 펼쳐 봅시다!

라이팅듀오를 하면서 제가 아무생각 없이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데요. 내가 후원한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를 돌이켜보니 텀블벅을 더 열심히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로 후원하지는 않더라도 카테고리 별로 어떠한 콘텐츠들이 창작되고 있는지 자주 좀 봐야겠습니다. 요즘 제 감이 너무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과 더불어 창작에 쏟는 에너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음을 느끼는데요. 텀블벅 창을 열고 내 프로젝트도 아닌데 막 에너지를 공감하게 되는 이상한 기운이 있거든요. 93% 달성 이런 것을 보면 나머지 7%를 확 밀어주고 싶고 그렇답니다. 세상에 모든 창작자 여러분 서로 서로 응원해주며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그 무언가’에 도착할 때까지 서로서로 힘냅시다.

마지막으로 늘 넉넉한 마음으로 후원해주던 친구의 말을 적어 볼까 해요.

“뭘 많이 했냐. 나 그 돈 없어도 살아. 밥 잘 챙겨먹고 작업 열심히 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마음을 가진 마음부자 내 친구 고맙다! 은혜는 10배로 갚으마.


이성작가의 내돈내산 텀블벅 상품들도 살펴보실 수 있어요.

이성작가가 후원한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들
텀블벅은 창작자들에게 유용한 플랫폼이지만, 아직 대중화되어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경우도 꽤 있죠. 저는 텀블벅을 알기에 앞서 2015년도 즈음에 ‘킥 스타터(Kick Starter)’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접하게 되었는데요. 크라우드 펀딩은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목표 금액과 모금 기간을 정해 익명의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