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텀블벅 프로젝트는 사실 조금 망설였어요. 책을 만드는 일정이 지연되면서 작업이 충돌하기 시작했었거든요. 그에 더해 개인적 스케줄 때문에 텀블벅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없었어요.

이런 상황에 놓인 가운데 제가 입주해 있는 기관에서 텀블벅 지원사업 공고가 떴습니다.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제작비 중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이었어요. 책을 진행할 디자이너 팀과 급히 회의했고, 결론적으로는 텀블벅에 도전해보자는 것으로 결론이 났어요.

세 번째 텀블벅 프로젝트 <엉망 종이 워크북>

제가 앞서 진행했던 텀블벅은 드로잉 안내서 [의자와 낙서], [흔들리는 선]입니다. 둘 다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엉망 종이 워크북]은 형식은 책이지만 ISBN을 받지 않고 굿즈 형식을 선택했고, 따라서 텀블벅에 좀 더 어울리는 형식이었던 거죠. 특히, 엉망 종이 워크북을 바탕으로 파생되는 굿즈들, 그러니까 미니파일, 마스킹 테이프, 엉망 패드 등이 출시될 예정이었고, 이는 텀블벅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와 형식이라고 생각했어요. 문제는 부족한 시간과 디자인팀과 제가 힘이 또 들어가야 할 일이 생긴 것이었죠.

💡 잠깐!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이란?

: ISBN은 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의 약자로, 세계 방방곡곡에서 출판되는 모든 종류의 책들에 개별적인 고유번호를 주어 도서들의 정보와 유통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각각의 도서에 붙는 고유의 도서번호로 ISBN은 도서로 유통을 원한다면 꼭 필요한,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결심했으니 지원사업부터 써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지원사업 방식이 무척 간단했고, 지원사업을 쓰다 보니 텀블벅 사이트에 올릴 내용이 정리되었어요. 그래서 간략하게나마 지원사업에서 질문형식의 카테고리를 공유해볼까 합니다.

👇🏻 텀블벅에 관심 있는 분들은 2~3줄 정도로 카테고리를 작성해서 기입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1. 프로젝트제목
  2. 프로젝트 요약
  3. 프로젝트 대표이미지
  4. 프로젝트 페이지 주소
  5. 검색 태그
  6. 목표 금액
  7. 시작일 / 시작시간
  8. 펀딩기간
  9. 선물구성
  10. 프로젝트 소개
  11. 창작자 주 활동지역
  12. 예상되는 어려움
  13. 프로젝트 정책

특히, 이 카테고리 중 12번과 13번은 엉망 종이 워크북 제작 전 주의할 사항에 대한 목록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내용을 공유해보면,


🔎 12번 예상되는 어려움 (예시)

  •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동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예산, 선물 내용 등)

: 제작 과정에서 재료 수급 문제 혹은 단가 변동으로 예산 및 선물 내용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 선물 전달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나요?

: 최대한 기입한 날짜에 전달할 예정으로, 지연될 경우 별도의 공지를 취하려고 합니다.

  • 펀딩 자금이 고갈돼 선물을 전달하지 못한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요?

: 후원자분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제작비를 별도 충원해 제작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13번 프로젝트 정책 (예시)

  • 환불은 창작자가 환불 계좌를 받아 반환하는 방식으로만 가능하며, 어떤 경우에 환불이 가능한지를 기재해주세요.

: 제작 과정에서 생긴 오염 및 페이지 불량이 있을 경우 환불이 가능합니다.

: 배송 후 7일 이내 환불 요청이 가능하며 단순 변심 및 1번에 해당하는 사유가 아닌 부주의로 인한 사유는 환불 불가합니다.

  • 펀딩 성사 후 지연 또는 선물 전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 어떤 식으로 대응하시겠어요? 이 프로젝트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정책이나 약속이 있다면 기재해주세요. (후원금 환불, 대체 보상 등)

: 별도 공지 및 안내 후, 원하는 방향으로 후원금 환불 혹은 대체 보상을 약속합니다.

  • 배송이 필요한 선물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교환, A/S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 제작 과정에서 생긴 오염 및 페이지 불량이 있을 경우, 새 제품으로 교환 가능합니다.

다행히 입주사에서 지원하는 텀블벅 지원사업에 선정되었고, 다음으로 텀블벅을 진행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텀블벅에 지원하기 위해 썼던 옛날 자료들을 검색해서 읽어보고, 도서 형태가 아닌 워크북을 참고할 만한 사례를 조사했습니다.

제가 텀블벅을 처음 도전했던 몇 년 전과 비교해보면 텀블벅 시장이 많이 화려해진(?) 느낌을 받았어요. 일단 각 상품별로 텀블벅을 구성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연계되는 굿즈의 종류가 무척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성공한 펀딩의 경우 글이 굉장히 길어졌더라고요. 구성품들이 많아지니 설명이 더해져 더 길어 보이는 것도 있겠죠. 시장의 분위기를 읽고 나니 갑자기 텀블벅 페이지에 글을 올리려던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분위기를 따를 것인가 나만의 길을 갈 것인가...

선택은 분위기를 따라보는 것으로 노선을 정했습니다. 노선을 정했으니 정말 열심히 썼습니다. 길이는 길어지더라도 되도록 문답식을 통해 읽는 사람들에게는 [엉망 종이 워크북]의 내용이 요약되어 전달되도록 했습니다.

노출 제본 방식으로 만들어진 <엉망 종이 워크북>

저는 주로 워드파일을 켜 두고 미리 텀블벅 순서를 보며 작성을 해보는 편인데요. 그 카테고리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 텀블벅 펀딩 업로딩 사전작업


👉🏻 엉망 종이 워크북 텀블벅(안)

  • 공개 예정일 : 2022년 7월 27일(수요일) (2022년 7월 15일 공개예정일, 알림 공개)
  • 오픈 : 목업이미지 필요, 가격필요
  • https://tumblbug.com/cleannote (참고사이트)
  1. 제목 : 엉망종이 워크북 Messy Paper Workbook
  2. 카테고리 : 미정
  3. 이미지 : (중요) 목업이미지 또는 소개 이미지
  4. 도입글 : “마음대로 망쳐도 마음 편한 종이” 또는 “그리기 만만한 워크북”
  5. 목표금액 : 1,000,000원
  6. 펀딩기간 : 2022년 7월 15일 알림 시작 / 2022년 7월 27일 – 8월 21일 (26일간)
  7. 결제 : 2022년 8월 22일 결제 진행
  8. 그린디자인공장 -> 로고 및 기타, 의자와 낙서 또는 흔들리는 선 목업 이미지 활용
  9. 이전프로젝트 커뮤니티 활용해서 홍보할 것 (그린디자인공장 + 출판사 협조요청)
  10. 프로젝트 계획 (이하)

이렇게 지원사업 카테고리와 텀블벅 펀딩을 위한 카테고리 두 개를 작성하면 이미 크라우드 펀딩 텀블벅을 위한 밑 작업은 50퍼센트를 넘어섭니다. 이후 프로젝트 계획이 이제 핵심 글이 되는데, 저는 육하원칙을 따라 작성했어요.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로 나누어 5줄 이내로 작성을 했는데, 워드 안에서의 구성은 좋았던 것 같아요. 명확해 보였고요.

💡 텀블벅 진행 과정에서 놓친 점


워드로 프로젝트 계획을 작성하는 것까지는 사실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두 차례 도전해 본 텀블벅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특히 생각보다 업무 속도가 붙어 [엉망 종이 워크북] 결과물을 진행하는 것에도 도움이 되었죠. 마감이 있다는 것, 결과물을 꼭 인쇄해서 펀딩 참여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은 디자인팀과 작가에게 가장 명확한 동력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초반 텀블벅 펀딩이 순조롭진 못했습니다. 왜냐면 이제 더 이상 지인을 동원하는 텀블벅은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텀블벅 시장이 만만하지 않게 되었다고 하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어요. 워크북을 만들던 디자인팀도 조금 당황한 것 같았어요. 기대했던 목표치보다 훨씬 낮은 펀딩을 보였고 날짜는 자꾸 흘러갔습니다. 이후 가족력을 좀 동원한 것은 있지만 평균 이상의 결과는 달성했어요. 108명의 후원자와 500만원을 웃도는 펀딩 결과가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펀딩이 진행되는 동안 저는 제가 놓친 부분이 보여서 무척 마음에 걸렸습니다. 제가 그것을 수정한다고 해서 펀딩이 더 잘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스스로 거슬렸던 부분은 두고두고 생각이 났어요.

그동안은 드로잉 안내서, 그러니까 도서 위주의 펀딩을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디자인이 많이 들어간 워크북 형태의 텀블벅을 진행했잖아요. 그래서 제가 작성한 글에 디자인팀의 이미지를 올려두니 매칭이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어요. 현재 제작 진행이 완료된 워크북을 보면 디자인과 글의 매치가 자연스러운데, 이상하게도 텀블벅에서는 자꾸 들뜨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다시 길게 써볼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문제는 이미 업로딩이 된 텀블벅은 수정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정은 가능하지만 이미 읽은 사람과 또 그것을 수정한들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 그대로 두었죠.

제가 가장 부족하게 느껴졌던 부분을 조금 구체적으로 말해보면, 디자인팀이 제안하는 사진을 미리 받아본 후 그 뒤에 글을 입히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져요. 그저 예쁘기만 한 사진에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부어놓은 텀블벅은 얼핏 보면 맥락이 맞아 보일지 몰라도 사진과 글이 정확하게 부합하는 느낌을 덜 받습니다. [엉망 종이 워크북] 페이지를 보면 엉망 종이에 그리기 전과 후를 비교한 사진이 나오는데 과정을 동영상으로 보여주거나, 전후의 다름을 조금 더 명확하게 사진과 글로 풀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텀블벅, 마지막 디테일은 어디서 나오는가


최근 텀블벅에서 성공한 펀딩의 경우 글이 굉장히 길어지는 추세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지인이자 창작자인 두 사람을 만나 ‘텀블벅의 긴 글’에 대해 들은 답을 공유할까 해요. 한 창작자가 답하기를 “나는 글이 긴 것이 좋아요. 물건을 구매할 때 긴 글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구매하거든요. 정보가 많은 것이 좋더라고요”하고 대답했고, 다른 창작자는 “저는 짧은 글이 좋아요. 길면 무슨 말인지 다 읽지도 못하겠고 관심이 없어져요”라고 답하더군요. 이 두 가지 답을 들은 후 제 결론은 ‘정답은 없구나’ 였어요. 글의 길이는 선호도의 차이일 뿐이라는 거죠. 단, 텀블벅 소개 글이 짧든 길든 명확해야 한다는 결론은 당연한 것일 테고요.

텀블벅은 하면 할수록 더욱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드는 것도 쉽지 않지만 상품을 판매한다는 것도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요. 하지만 새로운 창작 결과물을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꼭 텀블벅에 도전하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텀블벅을 도전하면서 내 머릿속에 있던 아이디어가 훨씬 명확해지면서 결과물로 드러나게 되거든요.

결과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아요. 물론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에 기분은 나쁠 수 있어요. 하지만 텀블벅을 통해 분명 창작의 아이디어는 단단해지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이나 펀딩 결과가 나오더라도 텀블벅 프로젝트 시도가 처음이자 마지막은 아니잖아요. 그러니 또 도전하면 됩니다.

텀블벅을 하다 보면 목표 금액 3000% 이상을 달성하는 창작 결과물을 쳐다보고 ‘나의 창작물은 무엇이 문제인가’하고 멍-해질 때도 있어요. 그런데 최근 제 친구인 한 창작자가 펀딩을 7494%달성했더군요. 차를 한 잔하며 물어보았죠. 그러자 자신도 그동안 수도 없이 실패했었다고 답하더군요. 너는 이제 3번 했지만 자신은 그 필드에서 거의 15년 동안 제작과 판매를 수도 없이 진행해보았다고요. 우리도 너무 첫술에 배 부르려 하지 말고 열심히 도전해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 성공하는 법 ① 용기 있는 자가 책을 낸다
프로젝트 업로드 시점, 스토리 작성 꿀팁, 홍보 전략, 후원자와 소통하는 법 등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 성공하는 법 ② 목표금액 달성하기
텀블벅 성공사례에 대해 묻는 분들을 관찰해보면 텀블벅을 진행하는 과정 혹은 출판 카테고리에 대해서만 주로 질문합니다. 하지만 제가 꼭 짚고 싶은 부분은 어떠한 플랫폼을 이용하든 회사의 설립 과정을 꼭 검색하라는 것입니다. 입사면접도 아닌데 웬 기업연혁이나 설립취지를 살펴보라 하는가 하실 수 있겠지만 그런 정보를 살펴보면서 자신의 프로젝트와 플랫폼 취지를 함께 녹여내면 가장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 성공하는 법 ③ 마케팅 진행 순서
지금은 텀블벅 외에 다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도 많아졌고, 콘텐츠 펀딩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졌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텀블벅 마케팅 담당자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과 텀블벅 후원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주신 것들이 기억에 남아요. 텀블벅의 두드러지는 후원 특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도전적 시도를 후원한다는 것입니다. 또 완성되지 않은 콘텐츠에 대한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