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벅은 창작자들에게 유용한 플랫폼이지만, 아직 대중화되어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경우도 꽤 있죠. 저는 텀블벅을 알기에 앞서 2015년도 즈음에 ‘킥 스타터(Kick Starter)’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를 접하게 되었는데요. 크라우드 펀딩은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목표 금액과 모금 기간을 정해 익명의 다수(crowd)로부터 투자를 받는 방식으로, 킥 스타터는 2009년에, 텀블벅은 2011년에 설립된 크라우드 펀딩 회사이지요. 저는 킥 스타터에서 아이폰에 붙이는(?) 카메라를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텀블벅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후원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감성작가가 쓴 시리즈 글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 성공하는 법>을 보시면 구독자 여러분들이 텀블벅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좀 더 감이 잡히실 겁니다. 사실 제 첫 책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고 싶은 너에게>도 정식 출판 전 텀블벅에서 펀딩을 받았는데요. 제가 직접 업로드한 것은 아니고 출판사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올렸었죠. 펀딩 목표 금액인 100만 원을 329% 초과 달성하여 총 3백 299만원의 후원금을 모았답니다. 텀블벅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출판사와 함께 상세 페이지를 꾸미고, 목업 이미지를 다운받고, 굿즈(엽서, 스티커)를 만드는 일들이 즐겁게 느껴졌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떤 텀블벅 프로젝트에 후원하는지 궁금한 마음에 이번 콘텐츠를 준비했어요. 사람들이 어느 프로젝트에 후원하는지, 어떤 이유로 후원을 하는지 추적하다보면 스스로 무슨 프로젝트를 올려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잖아요. 꼭 직접 프로젝트를 업로드하지 않더라도 쇼핑삼아 텀블벅 사이트를 기웃거릴 때도 좀 더 주의 깊게 보게 되고요. 그래서 오늘은 저와 감성작가가 그동안 후원한 텀블벅 프로젝트, 그리고 관심 있게 살펴본 프로젝트를 함께 공유해보려 해요.

사전 형태의 출판 프로젝트들

본래 텀블벅 프로젝트는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플랫폼의 취지에서처럼,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품에 대해 미리 펀딩을 받고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텀블벅 외 다른 곳에서 구매할 수 없는 상품이 대다수를 차지하는데요. 물론 상품 발송이 끝나고 나면 일반적인 쇼핑몰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오직 텀블벅 사이트에만 올라와 있죠. 독보적인 느낌이 좋아서 텀블벅을 애용하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저는 일반 서점에서 팔지 않는 출판물을 종종 텀블벅 후원을 통해 사곤 하는데요. 최근에 후원한 프로젝트로는 <시계 백문 백답>이 있어요. 특별히 시계 자체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타쿠 느낌이 나는 책을 소장용으로 구입하곤 한답니다. (텀블벅 이야기는 아닌데, 오타쿠 느낌이 나는 책의 대표적인 예로 『연필깎기의 정석』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연필 깎는 법만 알려주는 책입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시계 백문 백답>은 시계 입문자를 위한 기초 용어에서부터 무브먼트의 종류, 시각을 알려주는 다양한 방식, 시곗바늘의 종류, 시계 다이얼 속 인덱스 종류 등 정말 말 그대로 시계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 들어요. 만약 글을 쓰다 시계를 묘사하는 어떤 표현을 써야 한다면 사전식으로 정리돼 있는 이 책을 참고하게 될 것 같아요.

사진 출처 : <시계 백문 백답> 텀블벅 페이지

비슷한 예로 <당신을 위한 치즈사전, Cheese In My Fridge>을 최근 후원했는데요. 이 책은 결제만 완료하고 아직 받지는 못했어요. 책은 국내외 치즈 70여 종을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치즈 러버들을 위한 책이라곤 하지만, 사실 저는 시계와 마찬가지로 치즈를 그리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데요. 생치즈, 연성치즈, 블루치즈, 경성치즈, 가공치즈, 비건치즈 등 치즈의 종류가 궁금해서 후원을 했어요. 저는 제 전공분야나 관심분야 외에도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편인데요. 지식을 모아둔 책들을 보면 그렇게 구매를 하더라고요. 구매를 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똑똑해진 느낌이 들고 기분이 좋습니다.

사진 출처 : Cheese In My Fridge 텀블벅 페이지

감성작가의 글에서 텀블벅 플랫폼은 창작자들을 위한 곳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죠. 실제로 창작자들의 창작을 돕는 프로젝트가 꽤 있어요. 최근에 관심이 갔던 프로젝트는 <한국전통도검 정리도감>인데요. 석기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도검의 사진과 설명을 모아둔 책이에요. 액션 장르로 웹소설이나 웹툰을 창작하시는 분들이라면 너무나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죠. 저는 ‘시계’나 ‘치즈’까지는 글감에 쓸 것 같은데 ‘도검’은 왠지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후원하진 않았지만,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요. 목표금액을 2486%나 초과 달성해서 3천 7백만 원가량을 모았더라고요. 좋은 프로젝트는 역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나 봅니다.

요즘은 창작자들에게 필요한 사전 형태의 출판 프로젝트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가 후원금을 많이 모으기 때문에 갑자기 되게 많아진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데요. 500가지 기호와 상징을 모은 <심볼 사전>이라든지, 판타지 세계의 다양한 설정을 보여주는 <판타지 설정 도감>이라든지, SF 괴물들의 사진과 설명을 실은 <SF 괴수괴인 도해백과>도 있고요. 여러 가지 도감을 비롯해 사전 형태의 출판 프로젝트는 후원해두면 언젠가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업 떡 대용의 프로젝트들

텀블벅은 새 책을 내거나 새롭게 사업을 시작할 때 개업 떡처럼 사용할 수도 있어요. 카페나 쇼핑몰처럼 ‘유형의 물건’을 파는 곳이라면 지인들이 그곳에 가서 직접 구매를 하면 되지만, ‘무형의 콘텐츠’를 판매한다면 텀블벅 만큼 출사표로 바람직한 곳도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 텀블벅 프로젝트 성공 여부는 지인들에게 달린 것 같기도 해요. 프로젝트를 올린 직후에 지인들이 몰려가서 구매를 하면 알고리즘을 타고 카테고리 메인, 혹은 전체 메인에 더 노출이 되거든요. 선순환 작용이 일어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지인들이 텀블벅을 오픈한 경우 대체로 후원을 하는 편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물건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더 대단해보이지 않나요? 전 친한 사람들에게는 ‘평가’라는 것을 완전히 내려놓게 돼요. 다 좋아보이더라고요. 상품으로 만들어진 ‘모든’ 것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좋게 보려고 하니 더 좋아 보이는 거죠.

타이밍포올(Timing4All)의 <타이밍 카드> 플래너 (출처 : 타이밍포올 텀블벅 페이지)

오늘은 제가 후원한 텀블벅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는데요. 저는 주로 사전 형태의 출판물들과 지인의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었네요. 감성작가가 후원한 내용들도 궁금하고, 구독자 여러분들의 텀블벅 스토리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