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벅 성공사례에 대해 묻는 분들을 관찰해보면 텀블벅을 진행하는 과정 혹은 출판 카테고리에 대해서만 주로 질문합니다. 하지만 제가 꼭 짚고 싶은 부분은 어떠한 플랫폼을 이용하든 회사의 설립 과정을 꼭 검색하라는 것입니다. 입사면접도 아닌데 웬 기업연혁이나 설립취지를 살펴보라 하는가 하실 수 있겠지만 그런 정보를 살펴보면서 자신의 프로젝트와 플랫폼 취지를 함께 녹여내면 가장 최적화된 나만의 펀딩 매뉴얼이 탄생될 것입니다.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는 주목받는 프로젝트, 에디터 픽, 무료 배너 광고와 같이 텀블벅 에디터들의 눈에 띌 가능성을 높입니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후원자의 취향 등도 두루 반추해 볼 수 있고요.  

텀블벅 진행과정을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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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벅을 해보신 분들은 텀블벅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 생각하는 것보다 잔손길이 많이 간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한 번만 통과하고 나면 여타의 펀딩 프로그램의 매커니즘은 같기에 어디서든 쉽게 진행할 수 있는 실력이 쌓여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로 설명을 드리게 되니, 미리 살펴보시는 것이 여러분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링크를 첨부합니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상상하며 면밀하게 들여다보셨으면 합니다.

<의자와 낙서> 텀블벅 : 첫 번째 책 <의자와 낙서>는 2019년 총 5,713,000원의 후원금을 모으며 목표금액을 228%를 초과 달성하였습니다.

<흔들리는 선> 텀블벅 : 두 번째 책 <흔들리는 선>은 2021년 총 6,714,000원의 후원금을 모으며 목표금액의 671%를 초과 달성하고 마감되었습니다. 두 번째 책은 지인 위주의 홍보를 중심으로 하기보다는 마케팅 툴을 많이 활용하였는데요. 텀블벅 사이트 내 ‘주목받는 프로젝트’에 선정된 과정, 텀블벅 메인 배너에 일주일 동안 게재된 요령, 그리고 뉴스레터 플렛폼인 ‘스티비’를 활용한 개인 창작자의 마케팅 순서 등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으니 한 번씩 살펴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 <의자와 낙서>

10년차 큐레이터인 저는 일반인이 접근 가능한 미술교육에 흥미를 느껴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집 의자 뒤에는 항상 낙서가 붙어있다는 내용에서 영감을 받아 제목을 <의자와 낙서>로 정했습니다. 크레파스로 마구 그은 4살 어린이의 드로잉을 표지로 잡고, 재능에 한정된 그리기를 뛰어넘도록 용기를 주는 책입니다. 개인의 드로잉을 존중하는 다양한 방법을 다루는 책은 시중에 무척 많습니다. <일주일 만에 드로잉 완성하기>, <세상에서 가장 쉬운 드로잉> 등과 같은 책들과 차별화를 둔 제목이었지만 “소설책이냐”, “제목이 잘 기억에 남지 않는다”, “‘드로잉 안내서’라는 말을 띠지에 넣어라”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죠.

하지만 작가인 저 그리고 편집자, 북 디자이너, 출판사는 처음 생각한 바를 유지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어차피 예술 서적 카테고리에 관심 두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고, 제작자가 만족할 미감은 독자들도 공감하지 않을까 하는 결론이었죠. 작가, 디자이너, 편집자, 출판사 모두 한 번에 의견이 합쳐지기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합이 맞도록 작가 그리고 편집자가 팀을 잘 리드하면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아요.

감성작가가 진행한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

나만의 개성을 존중하자

‌‌자, 결론은 여러분이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를 한다면 자신의 개성(내용, 디자인, 홍보 방식 등)을 뚜렷하게 관철했으면 합니다. 여러분의 책은 자신의 개성을 담은 도전인데 처음부터 마케팅 법칙에 길들여진 책을 낸다면 개성도 잃고, 신인으로 마케팅에 성공할 확률도 낮으니까요. 항상 기억해 두세요. ‘나는 내용면에서 확실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가’에만 집중하는 것이 마케팅에 수를 두는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자신의 개성을 보여 줄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에 집중합시다.

<의자와 낙서> 스토리의 시작을 살펴보면 바로 책을 보여주지 않고 공원 시멘트 바닥에 그린 엉뚱한 그림과 3살 남짓 아이의 손만 보이는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아이들의 끄적임과 흔적 없이 사라지는 드로잉의 특성을 존중하자는 은유를 담은 사진입니다. 그리기, 미술, 보호자, 양육자, 아동그리기 등의 명확한 접근보다는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예술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하면서 책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어린이 손이 들어간 일상의 이미지

나의 콘텐츠를 명확하게 소개하자

시작은 감성적인 글로 열었지만 콘텐츠 소개를 할 때는 무엇보다 분명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글을 작성해야 합니다. 특히, 핵심 내용을 뽑아 7~8줄 이내로 단순 명료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자와 낙서>라는 추상적인 제목 대신 “드로잉 안내서”, “매개체로서의 드로잉 교육”, “현실적인 드로잉 방법론”, “아이가 있는 부모뿐 아니라 여타의 사람들이 사용가능한 등 콘텐츠” 등 명확하고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해 작성하였습니다.

‌‌내 콘텐츠의 타겟은 내가 정한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시되는 것이 핵심 타겟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타겟을 좁게 두고 구체적으로 마케팅을 하면 좋겠지만 제가 글을 쓰는 문화예술 분야는 시장 파이 자체가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처럼 처음 책을 내는 창작자의 경우 타겟층을 넓혀 파이를 키우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와 편집자는 부모라는 단어대신 보호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 남녀노소, 미술교육자 등 넓은 범위를 타겟으로 잡고 접근했습니다. 첫 소개 타이틀을 ‘부모와 함께하는 드로잉 안내서’ 대신 ‘아이와 함께하는 드로잉 안내서’라는 문구로 바꾼 것이 그 예시입니다.

개인 창작자의 콘텐츠에 맞는 타겟을 정하시면 됩니다. 꼭 타겟을 넓히거나 좁혀야 하는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제가 타겟을 좁혀 홍보하는 방향을 택한다면 텀블벅 제목은 이렇게 바뀌었을 것입니다. '20년 만에 도화지를 마주하는 아빠에게 권하는', '아이 그림을 다 모을 수 없는 엄마에게 제안하는', '지친 선생님들에게 휴식이 되는 드로잉 안내서'

보도자료처럼 작성하는 텀블벅 스토리

보도자료를 쓰는 방식을 텀블벅 스토리에 적용했습니다. 보도자료는 책이 나오면 출판사에 보내는 문서입니다. 또 서점에 책 소개 자료로 활용되고요. 추후 작성해야 할 보도자료에 대한 업무도 줄이고 일석이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도자료라는 것이 콘텐츠를 단순하고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요령인데 이를 스토리에 적용했더니 생각보다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처음 스토리를 작성한다면 보도자료처럼 콘텐츠의 예상 사양, 목차, 원고 예시 등의 순서로 접근해도 좋겠습니다. 단, 펀딩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후원자에게 펀딩의 목적과 이유를 꼭 작성해야 한다는 것을 놓치지 마시고요. 스토리와 더불어 리워드 또한 작가가 손수 선택하고 구매한 상품들로 구성하였는데요. 이는 펀딩 후원자를 위해 작가가 직접 리워드를 준비하는 온정을 표현하는 장치이기도 했습니다. 리워드 구성 및 진행 일정도 자세히 공유하면서 펀딩 후원자가 책 제작의 참여자처럼 존재하도록 의미를 부여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에디터 픽’ 받으려면

<의자와 낙서>로 텀블벅 펀딩을 진행할 때에 첫 책이다보니 에디터 픽을 처음부터 노리진 않았습니다.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특별한 홍보 전략보다는 미술 서적에서 보기 드문 형태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또 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사전 홍보를 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과 텀블벅 등에 익숙하지 않은 지인들에게는 미리 텀블벅을 둘러볼 수 있도록 사이트를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그 덕에 텀블벅 펀딩을 여는 첫날 이미 목표금액을 웃도는 성과를 달성했죠. 텀블벅 5일차 즈음 ‘에디터 픽’에 선정되었어요.

몇 년 후 강연장에서 텀블벅 관계자를 우연히 만났고 선정 방식을 물어보았습니다. 텀블벅 운영진이 하나 하나 심사숙고해서 ‘에디터 픽’과 ‘주목받는 프로젝트’를 선정한다 듣게 되었어요. 펀딩금액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고요. 얼마나 프로젝트에 진정성이 담겨 있는가, 조작은 없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양질의 콘텐츠인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약간의 팁이라면 지인홍보의 경우 펀딩 초반에 참여하는 것이 메리트가 있다고는 합니다. 매일 시작하는 펀딩의 종류와 양이 너무 많기에, 운영진의 눈에 들어오려면 아무래도 초반 인기도를 배제할 순 없다고 합니다. 만약 에디터 픽이나 주목받는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염두에 둔다면 자신이 텀블벅 운영진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해 보세요. 과연 내 콘텐츠의 어느 부분이 운영진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까를 상상해 보는 거죠.

그리고 리워드 홍보를 위해 책과 묶어 강의를 열 경우 1차 강의가 마감되면 2차 강의를 열고 그 다음 3차 강의를 여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매진 효과라고 할까요. 또 워크숍을 하는 장소를 잘 선택해서 시설이 잘 갖춰진 사진을 미리 보여준다거나 시설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했습니다. 텀블벅 펀딩을 성공적으로 이끌 경우 진행하는 프로젝트 자체의 성공뿐만 아니라 이후 다양한 홍보에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텀블벅 리워드 중 '워크숍' 옵션을 선택하신 후원자 분들과 함께 드로잉을 진행했어요.

<의자와 낙서> 텀블벅에서 놓친 점

‌‌저는 첫 펀딩이 예상보다는 높은 목표금액을 달성했지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펀딩의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부분인데요.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프로젝트를 왜 펀딩으로 하는지 제목을 넣어 좀 더 구체적으로 적어 볼 것 같아요. 또 리워드의 경우 온라인 오프라인을 나누어 서울거주자 외에 지방이나 해외 등에서 텀블벅을 이용하는 사용자들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충분히 고려했을 것 같아요. 홍보에 있어서도 텀블벅 안에서만의 홍보 전략에 집중을 했는데요. 그보다는 다양한 채널의 미디어를 활용을 체계적으로 진행 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여러분은 제가 놓친 점을 참고하셔서 이 부분을 보완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구독하시면 감성작가의 텀블벅 글 시리즈를 모두 읽으실 수 있어요. 텀블벅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시거나 앞으로 텀블벅을 통해 출판을 진행할 예정인 분들이라면 많은 도움을 받게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