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건 없지만 이게 내 마지막 발언일 거다. 안녕. 인생은 농담과 같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최고의 공립학교로 꼽히는 암스테르담 고등학생의 유서 마지막 문장입니다. 유난히 날씨가 좋고 일이 잘 풀리는 ‘운수 좋은 날’ 사무실 옆 햄버거를 주문해 두고 온라인으로 신문을 읽던 중 저는 그만 입맛을 잃었습니다. 이미 주문해 놓은 햄버거가 쟁반 가득 나왔는데 아까워 꾸역꾸역 입에 넣어봐도 맛이 느껴지질 않았고 먹다 말았죠.

현실 속 무력감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글을 쓰는 것 외에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심정이 들어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우치다 다쓰루의 책을 거의 다 소장하고 있는데요. 그가 말하는 진정한 배움은 ‘내가 알아채지도 못하게 배우는 것, 내가 배우고 있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면서 배우는 것이 진정한 배움’이라고도 합니다. 나는 세상 부모님들이 책을 좀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만큼 책을 읽다 보면 우치다 다쓰루처럼 진짜 배움을 알려주는 사람을 스스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생각에 생각을 더해 도착하네요. 오늘 제가 글을 쓰는 이유라면 우치다 선생의 책을 소개하는 것 정도가 되겠습니다. 나의 작은 바람이지만 『우치다 선생에게 배우는 법』, 『어른이 된다는 것』, 『교사를 춤추게 하라』, 『어른이 없는 사회』 등의 책을 읽다 보면 거실에 아이 책상을 빼두고 새벽 3시에 일어나 잔소리를 하며 cctv로 감시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을 것 같거든요.

“화려한 건 없지만 이게 내 마지막 발언일 거다. 안녕. 인생은 농담과 같다.”

이 문장은 오랫동안 내 머릿속을 맴돌 것 같아요. 다시 찾아보고 싶지 않은 사연이지만 단어 사이 사이 박혀 있는 아이의 ‘생각’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합니다. 마지막까지 여동생을 걱정했던 것, 부모에 대한 비난보다는 객관적인 평가, 그리고 삶의 마지막에 한 줄 시를 남기고 떠나버린 고등학생. 그는 대체 몇 년 동안 마음 안에 저러한 글을 품고 살았을까요. 영상으로 기억된다면 충격적인 장면으로 남았겠지만 이미지보다 강한 글은 너무나 강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동영상을 본 사람은 한치 망설이지도 않고 아이가 떠났다고 하는데 제발 우연히 제 눈에 그 동영상이 띄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고요. 저 한 문장으로도 나는 그 사람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이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수천 번 수만 번 생각해서 나온 단 하나의 문장이 부디 더 많이 전달되어 사람들의 여러 사람 입맛을 잃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를 통과해 누추한 우리가 깨달음과 반성 그리고 바른 행동으로 옮겨 가길 간절히 바라고요. 한 문장 또는 한 페이지 기사로 그 가정의 모든 사연을 알 수는 없으나 오늘은 저 한 문장이 세상의 소금이 되길 바라며 저의 왜소한 글을 보태려 합니다.

마무리는 제가 본 괜찮은 댓글로 대신합니다.

댓글 : tomc**** 2022년 4월4일

이 글을 읽으니 나의 선택에 대한 후회가 좀 준다. 아이 학원 안 보내고 남산자락 학교 넣었는데 친구들이 과외 했음. 명문 3개 대학에 보낼 수 있었는데 왜 그랬냐고 했다. 지금은 아이가 취업 재수 없이 회사 다니고 있지만 사실 취업한 곳이 최특급 회사가 아닌 건 또 학벌 때문인가 생각하긴 한다. 그러나 아이가 회사일 힘들 때도 자신은 어린 시절이 행복했으니 위안이 된다고 말하곤 한다. 인생에 후회 없는 최고도 있겠지만 최고를 위한 희생이 후회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