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을수록 마음이 참 단단해지는 걸 느껴”

라고 속으로만 생각합니다. 왜냐면 단단해진 마음이 ‘돈’앞에서 우왕좌왕 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요. 섣불리 단단한 척 했다가 돈 앞에서 무너지는 나를 보면 여러모로 우스꽝스러워질 뿐만 아니라 자기혐오가 들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 책으로 단단해지는 마음은 돈으로 휘둘리는 마음을 피해 가-끔 인정해줍니다.

매일 5시간 넘게 규칙적으로 글을 썼는데 출판사를 통해 받은 인세 10%

아무튼 요 '돈'이라는 놈은 아무리 단단해진 마음에 어떻게든 비집고 자리 잡는 굉장한 놈입니다. 작가 연구를 하다보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작업만 고집하다 끝끝내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죽은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만약 저라면 배고픈 상황에서는 분명 현실과 타협을 했을 것이라 장담해요. 타협 정도가 아니라 ‘먹고 사는 것’만을 중심으로 살았을 것 같아요.

전업 작가로 살고 있지만 시작할 때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전업 작가로 살아갈 것 입니다”하고 선언하고 시작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저도 우연한 기회에 글을 쓰는 세계로 들어와 작가가 되어보니 ‘아, 세상에 쉬운 일이 하나 없지만 글 쓰는 것도 중노동 이구나’하면서 매일 매일 쓰고 있거든요. 특히, 글을 써서 출판을 하고 나면 내가 투자한 시간과 노동력 대비 환산되는 경제적 가치에 대해 숨이 턱 막힐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1년 동안 매일 5시간 넘게 규칙적으로 글을 썼는데 출판사를 통해 판매부수 대비 인세 10%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초보 전업 작가가 손에 쥐는 금액은 정말 소액이랍니다. 특히, 독립출판 또는 1인 출판을 도전한 사람은 투자금액 대비 마이너스인 경우도 많고요.

매일 쓰고 있는 감성작가의 너저분한 책상, 자세히 보니 채팅창만 켜져있군요. ^^;

전업 작가가 되려면 내가 먹고 살 궁리를 다양하게 시도하자

최근 홍대 앞 상징이 된 땡스북스 대표 이기섭 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초반에 버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했어요. 초반에 버틸 수 있는 힘이 작가로서 하고 있는 작업이면 좋겠지만, 사실 자신의 작업 결과물만으로 버티기는 힘들어요. 강의가 들어온다고 해도 그 금액으로 생활을 커버하기엔 부족한 돈일뿐더러 고정적인 수입이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거든요. 따라서 경제적 자립을 위한 장치는 스스로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저는 처음 작가가 되기 위해 스스로에게 투자한 돈은 노트북 구입비였습니다. 120만 원 정도의 노트북을 사고, 천만 원 정도를 통장에 두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책을 쓰는 동안을 제외하고는 천만 원을 유지하는 것에 힘을 썼습니다. 작은 워크숍부터 규모 있는 워크숍까지 최대한 찾아서 했습니다. 책을 내고 워크숍이 알아서 들어온 것도 있고, 따로 포트폴리오를 꾸려 의뢰한 곳도 있고요. 다양한 방법으로 강의를 하는 방법들을 찾아냈습니다. 특히 제가 하는 강의가 다른 강의들과 차별화 될 수 있는 지점들을 많이 연구했답니다. 그 점을 강조해서 담당자들에게 열심히 소개했고요. 이후 점차 강의형태가 자리를 잡고 주기적으로 들어와서 월150~200만 원 정도의 고정 소득을 갖게 되었어요.

라이팅듀오 오프라인 워크숍('21.10.15.)에서의 감성작가

하지만 갑자기 팬데믹이 시작되었고 강의가 전면 중지되어 소득이 '0'이 되었죠. 그때 느낀 점이 비정기적인 소득에는 안전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작가로 들어설 때 만들어 둔 시드머니 천만 원을 유지하려고 힘쓰는 대신 외환투자(달러가 최저가일 때 외환통장에 사서 모으기), 주식투자(대형주 위주), 적립식펀드 등 다양한 금융지식을 쌓고 나누어 투자를 해보았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는 되레 주식투자가 주 수입원이 되었습니다. 책으로만 또 강의로만 돈을 벌 생각을 했던 저로서는 좋은 경험이 되었어요. 이후 팬데믹의 터널이 조금 지나가고 다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가 시작되었어요. 작가를 시작하면 당장은 인세로 먹고 살긴 힘들겠지만 스스로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버티는 힘’, 즉 경제적 자립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제적으로 자립된 안정감 없이 끝을 알 수 없는 작가의 길을 이어간다는 것은 너무 많이 고될 것 같거든요.

한 가지는 포기하자

저는 작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한 가지 포기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회적 관계(소셜)이라는 것을 포기 했습니다 저는 전업 작가이자 전업주부이기도 합니다. 두 개의 ‘전업’이라는 단어가 제게 붙어 있으니 전업 속에서 ‘나’를 좀 내려놓았습니다. 식구들을 챙긴 후 낮 시간을 활용해서 집중하여 글을 쓰는 편이고, 오후시간에는 아이들을 돌보고 가정살림을 도맡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 안에 ‘나’를 위해 친구를 만나고 나를 위한 시간을 계속 사용한다면 ‘전업’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죠. 물론 전혀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살 수는 없지만 최대한 저는 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요. 영원히 사회적 관계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들이 독립적인 시간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니까 그때까지는 전업주부를 하나의 직업으로 삼았어요.

쓰기 시간을 제외하면 전업 주부로 돌아갑니다. 마미렐라입니다. :)

전업 작가로서의 생활비는 전업주부의 역할로 충당한다 생각하고 열심히 살림을 챙깁니다. 나머지 전업 작가로 벌고 있는 돈은 나만의 꿈 통장을 활용해 모으면서 작가로서의 경제적 자립을 꿈꾸고 있고요. 강의료 및 다양한 금융 분산투자를 통해 조금씩 늘어가는 잔고를 보면 글 쓰다 지치는 날 위로가 됩니다. 단 하나의 보상도 없이 밑 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붓다보면 스스로에게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 자체로 위로가 될 것 같지만 글을 쓰다보면 스스로에 대한 검증절차를 거치게 되는데요. 그것이 꼭 경제적 가치로 보상을 받는 것 은 아닐지라도 내 강의가 팔리고 내 책이 팔린다는 것, 그 자체가 스스로의 검증에 도움이 될 때가 있거든요. 내 강의가 유익하니 계속 연락이 오는구나, 내 책이 쓸모가 있으니 입소문을 타는구나, 이전에 내가 했던 강의가 좋아 다음 회차로 강의 연결을 원하면 내가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있구나 하며 스스로를 인정하게 됩니다. 그와 더불어 경제적 보상까지 받게 되니 두 배 세 배 작가로서 견딜힘이 생겨나죠. 물론 프리랜서로 지내는 삶은 경제적 업, 다운도 심하지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여러 겹 만들어 놓는다면 지속가능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른은 성공하기 쉬워요. 왜냐면 끝까지 하는 사람을 잘 못 봤거든요

너무 당연한 소리를 덧붙이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어요. 쓰는 사람으로 살아 보겠다 마음먹었다면 먹고 사는 고민과 더불어 ‘쓰기’의 끝을 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인데 성인이 되고 나면 생각보다 쉽게 성공할 수 있고, 경쟁자가 적어요. 왜냐하면 끝까지 해내는 사람을 잘 못 봤거든요. 내 서사에 도취된 이야기가 아니고 제가 체험으로 느낀 점입니다. 단, 버티는 기간을 말씀드려볼게요. 무한정 버텨야한다면 고비를 넘기가 힘들잖아요. 자, 3년, 5년, 10년 요렇게 시즌1, 시즌2, 시즌3으로 정해두고 해 봅시다. 해낼 때까지요!


<인세로 먹고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이성작가의 답변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인세로 먹고살 수 있을까?
인세로 먹고살 수 있는 작가는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지 않을까 합니다. 작가의 범주를 영화·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나 웹툰·웹소설 작가로 넓혔을 땐 이보다는 많아지겠죠. 하지만 일반적 기준을 적용했을 때 “인세로 먹고살 수 있나요?”에 대한 답은 “No”입니다. 인세란?먼저 인세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세(印稅, royal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