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세로 먹고살 수 있는 작가는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지 않을까 합니다. 작가의 범주를 영화·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나 웹툰·웹소설 작가로 넓혔을 땐 이보다는 많아지겠죠. 하지만 일반적 기준을 적용했을 때 “인세로 먹고살 수 있나요?”에 대한 답은 “No”입니다.

인세란?

먼저 인세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세(印稅, royalty)의 사전적 정의는 ‘저작물의 출판에 대하여 저작권자가 발행자로부터 취득하는 수입’입니다. 책을 만들 때 출판사(계약서상 ‘을’)와 작가(계약서상 ‘갑’)는 ‘인세율’을 정하게 되는데요. 인세율은 출판물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8~12% 사이에서 결정됩니다. 보통은 10%죠. 여기서 10%라는 것은 책의 정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책값이 14,000원이라면 책이 한 권 팔렸을 때 작가에게 지급되는 금액은 1,400원입니다.

작가들은 보통 선인세를 받는데요. 계약을 할 때 100만 원가량을 미리 정산해줍니다. 나중에 책이 팔렸을 때 선인세로 받은 부분은 제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받느냐, 나중에 받느냐의 차이죠. 계약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책이 판매된 만큼 인세를 받기도 하고, 1쇄 정도는 인쇄부수로 인세를 정산하기도 합니다. 정산은 보통 3~6개월에 한 번 이루어집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90%는 누가 가져가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출판사와 유통사가 나눠 가져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먼저 출판사가 책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해봐야 합니다. 투자가 들어갔으니 작가보다 많이 가져가는 건 당연하죠. 먼저 책 편집에 들어가는 인건비가 있습니다. 편집자가 1년에 4~6권의 책을 편집한다고 가정한다면, 연봉을 권수로 나눠보면 됩니다. 책을 디자인하는 데 드는 비용도 있습니다. 출판사는 표지와 내지 디자인을 위한 비용을 디자이너에게 지급해야 하고요. 편집자와 디자이너는 경력에 따라 비용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얼마라고 딱 말씀드리기는 어렵군요.

다음으로는 인쇄비와 종이비가 있습니다. 인쇄는 빨강, 파랑, 노랑, 검정 잉크 중 몇 가지 색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1도, 2도, 4도 인쇄로 나뉘는데요. 1도 인쇄는 네 가지 색 중 한 가지 색만 사용하여 인쇄하는 방법(보통 검정), 2도 인쇄는 네 가지 색 중 두 가지 색을 사용하여 인쇄하는 방법(검정+다른 1색), 4도 인쇄는 네 가지 색을 모두 사용하는 올 컬러를 말합니다. 종이는 매우 다양하며, 단가 차이가 많이 납니다. 높은 사양으로 제작한다면 제작비가 더 많이 들게 되겠죠.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부분은 서점이나 총판 같은 유통사에 제공하는 비용인데요. 출판사의 규모에 따라 조금씩은 달라지지만 대략 60%선에서 정해집니다. 잘 팔리는 책의 경우 50% 정도로 결정되기도 합니다. 즉 서점이 가져가는 비용이 책 정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책을 제작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큽니다.

이렇게 책을 제작하고 유통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작가에게 지급되는 인세가 아주 불합리하게 적다고 말하기엔 애매한 점이 있습니다. 책 한 권 쓰는 데 드는 노력에 비해서는 미미하지만요. 요즘은 책이 많이 팔리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신진작가의 경우 1쇄만 소진해도 나쁜 결과는 아니라고 합니다. 1쇄는 보통 2000부 정도를 찍고, 500부 단위로 증감됩니다. 책의 정가가 14,000원이고, 1쇄 2000부를 모두 소진한다면 작가는 인세로 280만 원을 받게 되겠죠. 책은 보통 출간 직후 한 달 간 빠르게 판매되다가 점차 판매량이 둔화되기에 출간 후 6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입금이 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글쓰기가 창작의 영역이기 때문에 1년에 한 권 정도 책 출간을 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전업 작가 중 꾸준하게 글을 쓰시는 분들이 1년에 1권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1년에 1권의 책을 낸다면 사실 굉장히 성실한 작가이지요. 이러한 점에 비춰봤을 때 베스트셀러가 아니라면 인세로 먹고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작가는 무엇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인세로 먹고살 수는 없지만, 책을 출판하면 생각보다 다양한 기회가 생깁니다. 책이 자신의 중요한 포트폴리오가 된다고 할까요. 책을 통해 이런저런 제안을 받게 됩니다.

먼저 다양한 강연 제안이 들어옵니다. 사실 강연이 작가의 주 수입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부터 도서관, 온라인 아카데미, 서점 등 다양한 주체에 의해 개최되는 강의들이 있습니다. 책 한 권 냈다고 크게 달라질 게 뭐 있나 하실 수 있겠지만, ‘저자’라는 타이틀은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합니다. 물론 코로나 사태 이후로 이러한 강연의 기회가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죠. 하지만 점차 온라인 강의가 생겨나고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작가들의 강의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작가들에게는 원고 청탁도 들어옵니다. 작가는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다보니 원고 작성에 최적화되어 있죠. 원고를 청탁하는 곳으로는 언론사나 잡지사 같은 미디어가 있는데, 생각보다 매체가 다양합니다. 온라인으로만 운영되는 곳까지 합치면 정말 많죠. 원고를 쓰고 바이라인(작성자 이름)이 노출되면 또 다른 원고 청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잘 썼을 경우에 말이죠. 그리고 마감을 잘 지키는 작가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기 때문에 마감을 어기지 않는 것만으로도 신뢰가 쌓여 새로운 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고를 작성하면 ‘원고료’를 받게 되는데요. 이것은 ‘인세’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원고료가 1회성이라는 것이죠. 책이 많이 팔리면 작가는 그에 대해 합당한 대가를 받지만, 원고는 널리 읽혀도 정해진 원고료 외에는 지급받을 수 없습니다. 물론 그리 많이 팔리지 않은 책의 인세와 원고료를 비교해본다면 원고료가 더 금액이 높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14,000원짜리 책 1권에 대한 인세는 1,400원인 반면, 원고료는 10~100만 원가량 지급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인세를 선호하는데요. 저작권을 오롯이 내가 갖는다는 점과 추후에라도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인세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인세'와 '원고료'의 차이

소설 등 문학 분야에서는 글쓰기로 수입을 창출하는 것이 보다 용이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면 원 저작자로서 저작권 수입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킹덤>,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의 경우 말 그대로 글쓰기로 돈을 번 거죠. 웹툰, 웹소설 분야에서도 저작권 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문학 분야보다 경쟁이 훨씬 더 치열하다는 점이겠죠.

신춘문예나 기타 공모전 등에서 수상하는 경우 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흔한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돈’보다는 ‘데뷔’에 가치를 두는 것이 마음 편할 듯합니다.

수입 다변화가 필요하다

앞서 강연료와 원고료, 저작권료, 상금 등을 언급했는데요. 이외에도 수입 다변화가 필수입니다. 요즘은 파이프라인이라는 단어도 많이 쓰더라고요. 돈이 나오는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요. 가장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월세나 주식 배당금 등 금융소득이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 부분은 오늘은 건너뛰려고 합니다. ‘창작자’로서 얻을 수 있는 수입에 집중해보려고요.

지금은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전략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업작가는 기본적으로 프리랜서이지요. 하지만 프리랜서가 될 수도, 1인 기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프리랜서와 1인 기업 사장은 혼자 일을 꾸린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하지만 일을 받아서하느냐, 내가 일을 만들어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이치엔 가쓰히코는 책 <1인 기업을 한다는 것>에서 이 둘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데요. 그는 프리랜서를 ‘자신의 기능을 이용해서 능력을 매출로 바꾸는 개인사업자’로, 1인 기업을 ‘자신의 기능을 상품화해서 그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한 뒤 매출을 올리는 법인’으로 정의합니다.

다시 제 나름대로 프리랜서와 1인 기업의 차이를 정리해보겠습니다. 프리랜서는 B to B, 1인 기업은 B to C라고 생각합니다. B to B는 Business to Business로, 기업 대 기업 간 거래를 의미하고, B to C는 Business to Consumer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나의 글을 출판사나 언론사 같은 ‘기업’에만 팔 수 있다면 프리랜서에 머물 것이고,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다면 1인 기업이 되겠죠. 요즘에는 D to C(Direct to Consumer)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더라고요. 소비자에게 다이렉트로 상품 및 서비스를 파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많다면 뉴스레터를 운영하면서 소비자에게 직접 자신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겠습니다. 출판사나 언론사에만 콘텐츠를 판매한다면 원고료나 인세를 받는 데 그치겠지만요. ‘브런치’라는 무료 플랫폼에 글을 쓰는 것보다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나 ‘카카오뷰’, 혹은 지금 저희가 글을 노출하고 있는 ‘미디어스피어’처럼 유료화를 할 수 있는 곳에서 매체를 운영하는 것이 보다 ‘1인 기업’에 가까운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스티비’나 ‘메일리’, ‘글리버리’와 같은 뉴스레터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인세로만 먹고살 수 없다면 이처럼 자신의 콘텐츠를 직접 판매하는 파이프라인을 개척해야 합니다.

1인 기업 vs. 프리랜서

재투자는 필수다

수입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입의 일정 부분을 재투자하여 글쓰기의 질을 향상시켜야만 선순환 구조가 일어납니다. 재투자에는 장비를 구입하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교육’이 밑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교육은 대학원처럼 제도권 교육이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아카데미에서 이루어지는 비제도권 교육도 존재하죠. 어떤 형태든 좋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꾸준히 써나감과 동시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강화하려는 투자가 뒷받침될 때 작가로서의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글을 꼭 읽었으면 하는 친구나 동료에게 라이팅듀오를 소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