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메타버스’라는 말이 정말로 많이 들려옵니다. 사실 메타버스는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하던 ‘가상공간’과 크게 다를 바 없는데도 마치 새로운 용어인 양 쓰이고 있죠. 물론 메타버스와 가상공간 사이에 약간의 차이점은 있습니다. 메타버스에서는 실질적인 경제 활동이 일어난다는 점이 다르죠.

문제는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기술에 밝지 않은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이 누군가에겐 기술 발전의 미래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인공지능이란 존재가 불편하게 다가오죠. 내 일자리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니까요. 메타버스 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메타버스 시대가 왔다고 하니 나도 무언가 해야만 할 것 같고,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느낌이 들죠. 하지만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요.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 대응하기가 쉬워진다고 생각합니다.

메타버스와 웹 3.0

저는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를 웹 3.0과 연관지어 살펴보고 싶습니다. 웹 3.0은 메타버스보다도 더 생소한 용어인데요. 웹 3.0은 딱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메타버스 기반의 인터넷을 의미합니다. 3.0은 ‘3세대’를 의미하는데요. 1세대, 2세대, 3세대 이런 식으로 발전하는 거죠. 현재 웹 2.0에서 3.0으로 나아가는 시기에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 웹 1.0 : 일방향적인 정보 전송 ex) 신문, 방송과 같은 매스미디어 중심
  • 웹 2.0 : 사용자가 정보의 생산에 참여 ex) 커뮤니티 게시판, 블로그, UCC
  • 웹 3.0 : 개인화, 지능화, 탈중앙화

웹 1.0은 웹 2.0이 유행하기 이전에 등장한 월드 와이드 웹을 의미하는데요. 시기적으로는 대략 1994년부터 2004년까지가 웹 1.0에 해당해요. 다음으로 웹 2.0은 ‘참여, 공유, 개방’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직접 정보를 생산하여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인터넷을 의미하는데, 게시판, 블로그, 위키피디아, UCC 등이 여기에 속해요. 저는 아직도 기억나는 게 2006년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유(You)’를 꼽은 건데요. 우리 모두가 정보의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된 상황을 빗댄 거였어요. 구글이 UCC 공유 사이트로 시작한 유튜브를 인수한 것도 이 즈음이죠.

웹 2.0 시대에는 네티즌들이 함께 정보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웹 3.0 시대에는 데이터와 블록체인 기술을 중심으로 정보가 맞춤화되고 탈중앙화된다는 특성이 있어요. 기존에는 구글과 유튜브, 메타(구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중앙집권화된 플랫폼 사업자가 정보를 독식했다면 웹 3.0 시대에는 개인의 정보가 분산되고 암호화되는 것이죠.

웹 3.0과 창작자

중요한 것은 메타버스든 웹 3.0이든 이런 기술들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이죠. 라이팅듀오 구독자님들이 대체로 창작자이신 경우가 많아서 웹 3.0이 창작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려 합니다.

웹 2.0 시대에는 사용자가 생산해내는 콘텐츠가 인터넷의 기반이 되었음에도 사용자들에게 이익이 분배되지 않았습니다. 사용자가 생산해내는 콘텐츠는 창작물인 경우도 있지만, 일상적으로는 ‘데이터’ 전반을 뜻합니다. 우리가 페이스북 게시글에 누르는 ‘좋아요’, 인스타그램에 다는 ‘댓글’ 이런 것들이 모여 빅데이터를 형성하죠. 하지만 데이터를 발생시키는 사용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진 않죠. 데이터 발생이 당연한 듯이 취급되니까요. 광고로 발생하는 수익도 일차적으로는 기업에 귀속되고요. 또 플랫폼이 사라지면 내가 인터넷공간에 남긴 정보가 모두 사라진다는 것도 리스크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이 회사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은 다들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웹 3.0으로 넘어가면 이런 문제점들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카카오뷰’라는 서비스에서 큐레이션을 명목으로 수익을 배분해준 일이었습니다. 저는 3개의 카카오뷰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전에 라이팅듀오의 카카오뷰 채널을 개설했다고 안내해드린 적이 있었죠. 제가 운영하는 3개의 채널 중 ‘슈뢰딩거의 나옹이’라는 채널이 있는데, 누적 친구 수 100명 이상, 최근 12개월 기준 발행 보드 수 10개 이상을 충족해서 최근 수익이 배분된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금액은 귀여운 수준에 불과하죠. 하지만 저는 이 부분을 웹 3.0과 연결하여 생각해보았습니다.

카카오 뷰의 수익 창출 프로그램 (바로가기)

저는 ‘유튜브’가 웹 2.0과 3.0의 경계에 있는 서비스로 보여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이들이 올린 콘텐츠로 ‘구글’이 수익을 내서 다시 크리에이터에게 배분을 해주잖아요.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창작자들이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전업 유튜버도 생겨났죠. 서비스 사용자와 서비스 업체인 플랫폼 간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이 바로 웹 3.0으로 넘어가는 징조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지금은 유튜브라는 서비스 업체가 정한 비율만큼만 광고 수익을 가져갈 수 있고,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사라지면 동영상 모두 삭제되기 때문에 웹 3.0이 구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웹 3.0 시대에는 최근 카카오뷰에서 기사를 공유한 행위만으로 수익을 나눠주었던 것처럼, 사용자의 활동에 대한 보상이 어떤 식으로든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웹 3.0이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는 알 수 없고, 이런 예상은 빗나갈 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온라인상에 나의 발자국을 남기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송길영 저자의 책 『그냥 하지 말라』에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하는데요. 그는 플랫폼을 만들거나, 장인이 되는 것 둘 중 하나의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프로바이더가 되거나, 크리에이터가 되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이지요. 사업적 감각이 있어 프로바이더가 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장인의 방향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블록체인과 코인,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메타버스 등이 등장하면서 웹 3.0의 시대가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늘 그래왔듯이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해나가면서 세상의 변화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누구나에게 기회는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창작 환경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라이팅듀오를 통해 계속 말씀드려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