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도서관 덕후가 되었나요?” 『도서관 여행하는 법』을 쓴 임윤희 작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 합니다. 해외 도서관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도서관을 좋아하게 되었고, 지금은 한 지역 도서관의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도서관은 앎의 세계에 진입하는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니 만큼, 이러한 공간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고 해요.

임윤희 작가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나름 ‘도서관 덕후’인데요. 10대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도서관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오늘은 <도서관 여행하는 법>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어볼까 해요.

임윤희, 『도서관 여행하는 법』

도서관에 가는 이유

여러분은 자주 도서관에 가시나요? 간다면 언제 주로 도서관에 가시나요? 저는 ‘더울 때’ 가장 많이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여름에 에어컨이 가동되는 여러 공간들이 있지만,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곳으로는 도서관이 가장 적합하다고 느껴요. 백화점이나 쇼핑몰 같은 곳은 창문이 없어 답답하고, 카페는 오랫동안 머무르기는 어렵잖아요.

『도서관 여행하는 법』의 임윤희 저자도 에어컨 없이 지내기가 힘든 여름에는 도서관이 극심한 더위를 피하는 피난처가 된다고 이야기하네요. 여기서 좀 더 확장해보면 도서관은 돈을 내지 않고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최후의 사회적 보루가 되는 것이지요. 저자는 “이 세상 누구도 나를 환대해 주지 않는 것만 같을 때 들를 수 있는 곳, 그런 곳이 세상에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합니다.

날씨 영향도 있지만, 저는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 가요. 인터넷 자료도 많고 서점에서 파는 단행본도 있지만, 절판된 도서나 오래된 자료를 열람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도서관은 국회도서관인데요. 아마 국립중앙도서관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겠죠? 없는 자료가 없습니다. 시설도 쾌적하고요. 특히 정기간행물실에서는 예전에 나온 잡지들도 몽땅 볼 수 있으니 시간이 훅 지나가죠.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국회도서관 1층의 ‘어린이방’도 좋아요.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는 동화책들이 비치되어 있으니 한 번 들러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임윤희 작가의 말로는 외국 도서관에는 ‘사서’가 큰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궁금한 것이 있을 때 편히 물어볼 수 있는 분이라고요. 세상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길에 사서 선생님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죠. 국내에도 좋은 사서 선생님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만약 사서 선생님과 책에 대해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면 도서관에 더 자주 가고 싶어질 것 같네요. 먼 미래에는 사서의 역할이 로봇으로 대체될 지도 모르겠지만, 도서관이 인류의 지식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라면 그 나눔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람은 바로 사서이니까요. 지식의 나눔을 함께 고민해주는 사서의 역할도 우리가 다시금 새겨야 하겠습니다.

도서관의 아름다움

예나 지금이나 건축적으로 아름답게 지어진 도서관이 참 많죠? 과거의 도서관들은 소중한 책의 가치를 건축을 통해 드러내 보여 주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저는 회사에 다닐 때 포르투갈에서 3개월 간 연수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이때 코임브라 지역의 도서관에 간 적이 있었어요. 말 그대로 해리포터 영화에 나오는 도서관의 모습이었는데요. 도서관 안에 실제로 박쥐가 산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책 사이에서 박쥐가 튀어나올까 몸을 수그린 채 관람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박쥐가 산다는 포르투갈 코임브라 지역의 조아니나 도서관(Biblioteca Joanina) 

국내에서는 의정부미술도서관이 떠오르네요. 가보신 구독자님들 계실까요? BTS RM도 들러본 곳이라고 하니 한 번쯤 들러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처럼 현대의 도서관 건축에서는 공간의 편의성과 유용성이 중시된다는 것이 임윤희 저자의 언급인데요. 일반 시민이 이용하기에 쾌적하면서 배움을 추구하는 공간이 된다는 것이지요.

저자가 이야기한 내용 중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은 바로 ‘로고’였는데요. 도서관의 아름다움에서 건축 외의 다양한 것들을 화두로 삼을 수 있는데, 그 중 자신의 정체성을 ‘로고’ 같은 상징물을 통해 표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생각해보면 한국의 도서관은 다른 공공기관이랑 똑같이 태극 문양을 로고로 사용하고 있잖아요. 어떤 문양인지 바로 떠오르시나요?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의 로고를 통일한 것이지만, 저자의 말처럼 도서관만의 특수성이 보이지 않는 점은 아쉽네요. 그럼에도 저자는 서울도서관의 로고가 참신하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옛 서울시청 건물을 리모델링한 서울도서관은 작은 책들로 건물의 형태를 형상화한 로고를 쓰고 있는데, 도서관이라는 보편성과 함께 서울도서관이라는 특수성도 드러내는 로고라고 평했어요.

유진웅 디자이너가 작업한 서울도서관 로고

대학도서관에 대한 아쉬움

저자는 대학도서관들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놓는데요. 대학도서관들이 자신이 서비스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범주를 계속 좁혀간다는 이유에서요. 저도 이 부분에 동의해요. 언젠가부터 대학도서관은 학교 구성원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이번에 석사과정을 수료하게 되면서 연구등록금을 내기 전에는 대출을 받지 못하는 기간이 있었는데요. 졸업생에게는 예치금을 받고 도서관을 이용하도록 하거나, 연회비를 요구하기까지 하죠. 물론 값비싼 등록금을 낸 학생 입장에서는 우리만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공유하려는 태도 역시 대학의 역할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생각해보면 세상의 모든 도서관에서는 책을 빌려줄 때 돌려받을 수 있으리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이 되는 거잖아요. 지식을 나누려는 태도 역시 기저에 깔려 있는 거고요.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믿음, 그리고 책이 우리 모두를 성장시키리라는 기대를 동시에 품고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봤을 때 대학도서관들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운영을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네요.

책 골라 주는 도서관

요즘 ‘북 큐레이션’이라는 말이 유행이죠. 특히 서점이나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는 ‘북 큐레이션’이 거의 필수처럼 자리잡아가고 있어요. 북 큐레이션은 주제에 맞는 책을 선별하여 소개하는 작업을 말해요. 혹시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 다녀오신 분 계실까요? 현대카드는 자사 카드 소지자들을 위해 2014년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개관하고, 이후 트래블 라이브러리, 뮤직 라이브러리, 쿠킹 라이브러리를 열었는데요. 저는 뮤직 라이브러리와 쿠킹 라이브러리에 가봤네요. 특히 쿠킹 라이브러리는 요리에 관한 거의 모든 책이 진열돼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우리가 이건희 컬렉션을 보며 느꼈던 것처럼, 큐레이션이라는 게 돈만 많으면 할 수 있는 일은 확실히 아닌 것 같아요. 책에 대한 열정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네요.

북 큐레이션이라고 하면 파주출판단지의 ‘지혜의 숲’도 빼놓을 수 없겠죠? 출판사, 연구자들이 기증한 책들이 건물 안에 가득 꽂혀 있죠. 여러분들은 어떤 도서관에 주로 다니시나요? 여러분이 즐겨 찾는 도서관도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다른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 잠깐! 도서관에 찾는 책이 없다면?

임윤희 저자는 도서관에 찾는 책이 없을 땐 국립중앙도서관의 ‘책바다’ 서비스를 이용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책바다’는 전국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찾아서 대출해주는 서비스인데, 특히 절판본을 구해 읽고 싶을 때 유용하다고 하네요. 아쉽게도 무료는 아닌데요. 지자체와 이용자가 택배비를 나누어 부담한다고 하네요. 협정을 맺은 도서관끼리 무료로 책을 대출해주기도 한다고 하니, 필요하신 분들은 한 번 이용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