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프리랜서로 일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직장에 소속돼 있으신가요? 혹은 사업체를 운영하시는지요?

예전에는 프리랜서와 직장인과 사업가의 경계가 비교적 뚜렷했다면, 요즘은 세 가지 정체성이 점차 혼재되는 것 같아요.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외주 업무를 처리하는 프리랜서도 있고, 직장인이 스마트 스토어에서 물건을 팔거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도 하죠. 취업과 프리랜서 생활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겠고요. 저 또한 직장인에서 프리랜서가 된 후에 지금은 사업의 영역에도 발을 담고 있네요. 평생 한 직장에 다니며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시대는 끝난 것 같아요.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일하는 기간도 늘어날 테고요. 지난 세대와는 일하는 방식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일의 여러 형태 중 ‘프리랜서’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얼마 전 매거진 <프리낫프리>의 운영자이자 팟캐스트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를 진행 중인 이다혜 작가의 강연을 들었는데요. 그가 n년차 프리랜서로 일해 온 방식이 라이팅듀오 구독자님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아 함께 이야기해보려 해요.

이다혜, 『프리랜서로 일하는 법』

프리랜서의 정의

“저는 프리랜서예요.” 이렇게 말하기 왠지 부담스러웠던 경험 있으신가요? 프리랜서라고 하면 왠지 하나의 일만 하는 사람일 것 같고, 전문가일 것 같고, 잘나갈 것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스스로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당당하게 ‘프리랜서’라고 말하기 애매한 경우가 종종 있긴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다혜 작가는 그의 책 『프리랜서로 일하는 법』에서 “그냥 프리랜서라고 말하라”라고 조언합니다. 영화감독은 개봉한 영화가 망해도 여전히 감독이듯, 프리랜서도 마찬가지로 성취가 더디거나 수익이 적어도 조직 밖에서 독립적으로 일한다면 그냥 프리랜서라는 것이지요. 실제로 세상의 복잡한 비즈니스 안에서 프리랜서는 작가, 강연자, 기획자, 사업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하나의 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므로 프리랜서들은 여러 일을 병행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내가 프리랜서가 맞나?’라며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만, 자신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며 조직에 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연한 노동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프리랜서’가 맞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일을 구하는 방법

직장인들은 프리랜서가 어떻게 일을 구하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이다혜 작가는 프리랜서의 일 구하는 방법을 ‘알음알음’이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물론 일감을 구하는 데에는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어떤 공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죠. 분야나 처한 상황, 성격 등에 따라 일을 구하는 방식도 다양하니까요. 그럼에도 ‘알음알음’ 구한다는 표현에는 동의합니다. 프리랜서는 소개를 받아 일에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알음알음 일을 구하려면 서로 맺고 아는 관계를 늘려야겠죠. 알음알음이라고 하니까 무언가 짬짜미처럼 느껴지시나요? 이다혜 작가는 여기서 ‘안다’라는 것은 단지 친분이 아니라 ‘내가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아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가령 A라는 프리랜서는 편집 디자이너이고, 자기계발서를 위주로 작업하며, 디자인 스타일은 어떠하다는 것이 여기서 ‘안다’에 속하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이는 퍼스널 브랜딩과도 연결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죠.

프리랜서의 퍼스널 브랜딩

클라이언트에게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리기 위해서는 브랜딩이 중요하겠죠. 이다혜 작가는 미국의 작가 리베카 솔닛이 그의 책 『멀고도 가까운』에서 ‘브랜드’에 대해 “사람들이 내 삶에 발을 들이고 나를 그들의 삶으로 이끄는 예상치 못했던 표가 생기는 일”이라고 정의한 내용을 소개하는데요. 브랜드가 크든 작든, 성공했든 아니든, 큰돈을 벌어다 주든 아니든, 브랜드란 새로운 커리어 세상으로 나를 연결해 주는 예상치 못한 표가 된다는 것이지요. 만약 프리랜서로의 계약이 종료되더라도 내 이름이 진하게 새겨진 내 브랜드는 프리랜서로서 나를 계속 존재하도록 만들어 준다는 겁니다.

이다혜 작가는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키워드’로 자신의 커리어를 정리해보라고 조언합니다. 그는 “내가 가진 키워드들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회사로 따지면 올해의 사업계획서가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건 강연에서 들은 내용인데요. 자신이 지금까지 한 일을 엑셀이나 노션으로 정리한 뒤 거기서 키워드를 추출해보라는 내용이었어요. 예를 들어 프로젝트를 ‘워크숍’, ‘강연’, ‘기고’, ‘인터뷰’로 분류했다면, 이 안에서 다시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정리해보라는 거죠. 내가 여기서 작가였는지, 기획자였는지, 제작 총괄을 했는지 등을 구분해보고 나중에 비슷한 일이 들어왔을 때 포트폴리오로 삼으라는 조언이었습니다.

프리랜서의 성수기와 비수기

이다혜 작가는 일에도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사실을 모를 땐 일이 너무 몰리거나, 일이 너무 없어 속상해진다고요. 그가 꼽은 비수기는 1~4월이고, 성수기는 10~12월입니다. 기업이나 기관들은 새해가 되면 사업을 구상하는데, 사업 구상 단계에서는 프리랜서가 딱히 필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프리랜서가 필요한 시점은 사업을 실행할 때이므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을부터 서서히 일이 들어온다고 설명합니다. 예전에 감성작가가 말해준 성수기/비수기 시기 구분과 비슷한 것 같아요.

프리랜서의 루틴 만들기

이다혜 작가는 프리랜서에게 중요한 사안으로 ‘루틴’을 강조하는데요. 자신이 하도 루틴을 강조해서 주변 친구들이 자신을 ‘루틴 꼰대’라고 부른다는 말도 했어요. 그만큼 시간 관리가 멘탈 관리와 연결이 된다는 겁니다. 불규칙한 하루는 달콤하지만, 달콤한 걸 계속 먹으면 입안이 텁텁해지듯, 달콤한 하루를 지속하지는 않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죠.

그는 프리랜서가 루틴을 만들 때는 내가 어떤 시간에 어떤 일을 잘 해내는지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예전에 조승연 작가가 유튜브를 통해 이야기한 내용과 비슷한데요. 일주일에 할 일을 대략 정해두고 가장 컨디션이 좋을 때, 컨디션이 나쁠 때 할 일을 구분해두라는 조언이었죠. 조승연 작가는 컨디션이 좋을 때 유튜브를 찍고, 컨디션이 나쁠 때 영수증 처리 같은 행정 업무를 한다고 하네요. 이다혜 작가 또한 자신이 아침형 인간인지 저녁형 인간인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 밥 먹는 시간, 잠자는 시간을 고정해두라고 조언합니다.

물론 제일 중요한 건 루틴을 지키지 못한 자신을 용서하는 일이라고 해요. 자기비난에 빠지지 말고 자기용서를 하라고요. 저도 계획에 없이 늦잠을 잘 때가 있는데 그날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하거든요. 루틴을 지키는 것도 필요하지만 소진된 나를 돌보고 창작의 에너지를 채우는 일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