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라이팅듀오를 시작한지 4개월이 되었습니다. 라이팅듀오는 ‘작가들의 글쓰기 커뮤니티’를 모토로 하여 #책, #출판, #글쓰기에 대한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는데요. 책 출간을 앞두고 계신 창작자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을 전달해드리는 것이 저희의 커다란 목적 중 하나이죠. 그런데 이 외에 다른 목적이 더 있답니다.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으로 삼고 싶습니다.

이성작가 정서연 × 감성작가 서지형

저는 금융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공공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감성작가는 회화과를 졸업하고 미술이론을 공부한 뒤 큐레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닮은 점이 하나도 없는 이력이죠. 그동안 발행한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실제로 글을 전개해나가는 방식이나 선호하는 내용, 형식 등이 완전히 다릅니다.

저희는 구독자 여러분에게 효용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을 바로 이 지점에서 찾고 있습니다.

라이팅듀오에 발행되는 글은 거의 대부분 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세로 먹고살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이성작가 버전, 감성작가 버전으로 감상하실 수 있죠. 겹치는 내용이 거의 없고, 가끔은 반대되는 내용이 실리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구독자 입장에서 두 글을 함께 읽는 경우 자신의 상황에 적용하기가 쉬워집니다. 특히 작가의 세계로 처음 진입하려는 분이라면 성향이 다른 두 작가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인세로 먹고살 수 있을까?
인세로 먹고살 수 있는 작가는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지 않을까 합니다. 작가의 범주를 영화·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나 웹툰·웹소설 작가로 넓혔을 땐 이보다는 많아지겠죠. 하지만 일반적 기준을 적용했을 때 “인세로 먹고살 수 있나요?”에 대한 답은 “No”입니다. 인세란?먼저 인세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세(印稅, royalty)
10% 인세로 먹고살려면
“책을 읽을수록 마음이 참 단단해지는 걸 느껴” 라고 속으로만 생각합니다. 왜냐면 단단해진 마음이 ‘돈’앞에서 우왕좌왕 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요. 섣불리 단단한 척 했다가 돈 앞에서 무너지는 나를 보면 여러모로 우스꽝스러워질 뿐만 아니라 자기혐오가 들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 책으로 단단해지는 마음은 돈으로 휘둘리는 마음을 피해 가-끔 인정해줍니다. 매일 5시간

콘텐츠를 발행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아직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이성작가의 글은 주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 있고, 감성작가의 글은 ‘용기’를 심어주는 것에 집중돼 있습니다. 물론 이성작가도 용기를 나눌 수 있고, 감성작가의 글에도 정보가 들어있죠.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작자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두 가지 모두를 동시에 제공하는 창작자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지요.

듀오 활동을 하는 이유

듀오로 활동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 다름’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데요.

사실 작가는 개성이 강한 존재들이기도 하고, 같은 주제로 계속 글을 써나간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리스크’죠. 문학 분야에서 동인(同人) 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매주 같은 주제로 꾸준하게 글을 발행하는 형태는 아니잖아요. 저희도 듀오 활동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우려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라이팅’을 함께 하는 ‘듀오’는 너무 강한 유대의 표현이기도 하고, 둘의 분야도 너무 다르다는 이유에서죠.

하지만 조언을 하는 사람은 대체로 타인의 사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할뿐더러 자신의 기준에서 판단을 하기 때문에 오류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스스로 판단하기에는 라이팅듀오가 ‘서로 다름’을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매체이며, 구독자 입장에서도 더 많은 유익을 얻어갈 수 있는 형식이라는 겁니다. 저 또한 라이팅듀오를 운영하면서 스스로가 확장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만나고 대화하는 사람이라곤 저와 비슷한 사람뿐이었는데, 나와 완전히 다른 분야의 사람과 글로 소통하면서 세계가 확장되고 있는 것이지요.

라이팅듀오의 반반 드로잉. (좌) 감성작가 글씨 (우) 이성작가 그림

듀오로 활동하는 팀 엿보기

코로나19로 인해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세계를 접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사람을 만나지 않더라도 미디어를 매개로 타인과 소통하죠. 미디어가 없다면 우리는 참을 수 없는 고립감을 느낄 겁니다. SNS로 지인들의 일상을 간접적으로 엿보고,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의 크리에이터와 DM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우리의 일상에서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글쎄요. 저는 미디어가 매개하는 세상이 가짜 세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현실세계에 가깝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기 어려운 팬데믹 상황에서 다른 팀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살펴보는 것은 일하는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데 적합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나의 커리어를 단단하게 만드는 거죠. 저는 다른 팀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을 좋아합니다. ‘Mo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모빌스 그룹이 떠오르네요. 일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프리워커스>라는 책도 냈더라고요. ‘디에디트(THE EDIT)’도 좋아합니다. 여성 에디터 2인이 IT 리뷰로 시작한 채널인데, 둘이 싸우지 않느냐는 소리를 그렇게 듣는대요. 한 번도 안 싸웠다고 합니다.

"둘이 합쳐 100점"

그런데 의외로 작가 듀오는 떠오르지 않아요. 미술 작가들은 꽤 있는 것 같은데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문경원&전준호 작가나,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진달래&박우혁 등이요. 저희 구독자님이 라이팅듀오가 떠올랐다며 알려주신 마더 텅(Mother Tongue)은 두 명의 에디터로 구성된 듀오예요. ‘이 시대 엄마가 된다는 건 무슨 의미이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를 주제로 <마더 텅>이라는 잡지를 발행하는 영미권의 듀오입니다. 3명의 멤버가 미술 글 등을 생산하는 ‘옐로우 펜 클럽(Yellow Pen Club)’, 연구 기반의 2인조 콜렉티브인 ‘더 화이트 퓨브(The White Pube)’ 등도 있긴 해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들뢰즈와 가타리 등도 글쓰기 듀오라고 지칭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구독자님이 알려주신 마더 텅(www.mothertonguemagazine.com)
라이팅듀오를 통해 저희가 일하는 방식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작가들은 다른 직종에 비해 타인과 활발하게 교류하지 않는 것 같거든요. 물론 일부 잘나가는 작가들은 큰 규모의 강연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긴 하지만요. 주변의 창작자들이 라이팅듀오를 거점으로 해서 다른 창작자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궁극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직접 물고기를 잡아 드리는 것은 아니죠. 어떻게 보면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드리는 것조차 저희에겐 버거울 수 있어요. 저희도 작가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헤매고 있으니까요. 저희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약간의 힌트를 얻어가실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라이팅듀오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