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운영시 도서입고와 매출 정리, 기획행사를 준비 및 진행 것 등은 그리 어렵진 않아요. 하지만 창작자 입장으로 창작 시간이 많이 부족해지긴 합니다. 실제로 창작의 시간이 줄어들었으니까요. 그러나 목적하지 않은 특별한 경험이 만들어내는 예상치 못한 네트워킹과 영역경험의 다양성은 상하좌우로 나를 확대시켜요. 내 목적과 반대되는 상황에 나를 놓아보면 내가 어떤 환경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알 수 있기도 하니까 후회는 없어요.

부스비와 관리비를 정산하면 매달 30만 원 정도가 지출되는데, 저희는 3명이서 운영하니 1/3씩 갹출해요. 매출은 첫 달 40만 원 정도를 기록했고 매달 20%가량 늘어갔습니다. 코로나 상황과 날씨는 운영에 꽤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공동으로 운영하니 서로 큰 부담이 없고 좋았습니다.

이전 글에서 조금 언급은 했지만 조금 더 자세하게 일반적인 서점 입출고 절차를 알려드리면 온라인 오프라인 대형서점은 도매 공급이 대략 60~65%로, 판매가 이루어진 다음 달 정산을 합니다. 또 ‘매절’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매절은 50부 단위로 매입하는 경우 60% 할인으로 공급합니다. 일정 기간 지난 후 재고로 반품하지만 이것은 서점마다 다른 반품 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네서점의 경우 보통 70%에 매입을 하는데 이는 부수에 따라 공급율이 조정되며 위탁 판매분 만큼 정산해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반품도 없고요.

하지만 경의선 책거리의 테마 산책이라는 부스를 입찰 받아 운영하고 있는 우리 서점은 ‘입찰 공간’이기 때문에 임대료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임대료 및 사용료를 합쳐 매달 30만원 내외 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만약 홍대 상권의 공간을 임대받아 사용하는 할 경우라면 이런 서점은 지속가능한 서점 형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겸업으로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제 태도의 문제일 수도 있다하더라도 판매로 서점을 유지 운영한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과정 같아요.

독립서점 운영에 관한 보다 실질적인 내용은  SBS 라디오 <김선재의 책하고 놀자> 프로그램의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와 함께하는 특집공개방송 ‘예술과 출판의 만남’ 2부 <책을 펼치다> 방송분을 팟케스트로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독립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해방촌 문학서점 <고요서사>, 여성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는 서점 <달리봄>, 은평구 <니은서점> 운영진이 사실과 노하우를 가감 없이 알려줍니다. 참고로 감성작가도 1부에 나옵니다. 궁금하면 1, 2부 모두 들어봐도 좋겠고요.

sbs 라디오에 출연한 감성작가, 누가 감성작가 일까요?

일, 결국엔 일


인생은 항상 한 방향으로만 흐르진 않아요. 뜬금없는 장소와 쓸모없는 경험에서 엉뚱한 시간이 흐른다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함께할 사람들이 괜찮고 도전해 봄직한 일이라면 너무 망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단, 속도감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일이라면 저는 우선 멈춤을 선택할 사람으로 바뀌긴 했습니다. 내 인생의 속도보다 빠르거나, 내가 파악하기 어려운 사람과 무조건 열린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생각보다 번거로운 일이 많이 발생한 다는 것도 깨닳았거든요. 물론 실패든 성공이든 인생의 경험치는 올라가겠지만 빠른 속도보다는 내 삶의 속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도 잘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땡스북스 이기섭 대표님, 양질의 비대면 강의 (On / Off 서점을 지방에 만들었던 예시사진)

독립서점 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운영면에서 조금 더 효과를 낼 방법은 없을까를 철학 에디터님과 자주 이야기 나누었던 기억이 나요. 그 즈음 땡스북스 이기섭님의 줌 강의를 신청해서 듣게 됩니다. 홍대 앞의 상징이 된 서점 떙스북스의 시작과 현재, 100년 된 서점을 꿈꾸는 미래까지 정말 알찬 내용의 강의였습니다. 1시간 남짓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나 모를 정도로 명확한 가이드 라인을 주었고, 10년 넘게 경험한 노하우를 꼼꼼하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이를 요약하며 독립서점 운영기를 마무리해 볼까 합니다.

첫째, 책은 전면이 보이도록 놓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모든 책을 전면으로 놓기 어렵겠지만 되도록 전면을 보이도록 노력한다고 생각하십시오.

둘째, 작은 비용으로도 서점만이 갖고 있는 상징성을 드러내도록 할 수 있습니다. 땡스북스는 그 어떤 곳에도 상호와 심볼을 나누지 않아요. 떙스북스는 홍대 앞에만 있는 100년 서점이 될 것입니다.

셋째, 운영 노하우를 알려드리자면, 서점을 운영해서 바로 이윤이 남을 것이라 기대하지 마십시오. 서점의 적자를 고민하기보다는 서점을 성장시키기 위해 다른 곳에서 자금을 확보 할 수 있는 일을 하십시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점의 정체성을 찾고,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주도하며, 각 서점만의 북 큐레이션이 완성된다면 충분히 흑자경영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서점에 기대지말고 서점이 우리에게 기대도록 우리의 능력을 갖추십시오.

독립서점 운영기 ① 독립서점을 열다
경의선 책거리에서 독립서점 시작하기 “급하게 결정해야 하는 일은 되도록 혼자 결정한다”는 감성작가가 스스로를 위해 세워둔 규칙입니다. 천천히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면 좋겠지만 가끔 급하게 휘몰아치는 일이 들어올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사공만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니까 혼자 얼른 노를 잡고 정신을 차립니다. 1. 출발한다. 2. 안 한다. 이렇게 단순화하여 결정하죠. 단,